1.존 에버렛 밀레이 소개
존 에버렛 밀레이(John Everett Millais, 1829–1896)는 영국의 대표적인 화가이자 삽화가로, 라파엘 전파의 창립 멤버 중 한 명이다. 라파엘 전파는 19세기 중반 영국 미술계에 혁신적인 영향을 끼친 그룹으로, 밀레이는 그들의 회화적 원칙을 충실히 따랐다. 이들은 르네상스 이전의 순수한 미술적 가치를 추구하며, 자연과 인체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밀레이는 특히 정교하고 세밀한 묘사로 유명했으며, 그의 작품들은 주로 문학과 역사적인 주제를 다루었다. 그 중에서도 "오필리아(Ophelia)"는 밀레이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유명하고 인상적인 작품으로 손꼽힌다.
2.그림을 그리게 된 배경
밀레이의 "오필리아"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에 등장하는 오필리아의 비극적인 최후를 그린 작품이다. 오필리아는 아버지의 죽음과 연인 햄릿의 배신으로 인해 정신적 혼란을 겪다 강물에 빠져 죽음을 맞이하는 인물이다. 밀레이는 이 장면을 자연 속에 있는 오필리아의 시신을 중심으로 그리며, 마치 그녀가 평온한 상태로 자연에 안긴 듯한 모습을 묘사했다. 그림 속 오필리아는 눈을 뜬 채 물 위에 떠 있으며, 주변을 둘러싼 꽃과 자연 요소들은 그녀의 죽음과 대비되는 생명력을 상징한다. 밀레이는 이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실제로 모델을 강가에서 오랫동안 물에 담가가며 작업했으며, 그 결과 오필리아의 표정과 자세, 그리고 자연의 디테일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라파엘 전파의 이념에 따라 밀레이는 최대한 사실적이고 세밀하게 자연을 묘사하기 위해 수개월 동안 런던 교외의 강에서 배경 작업을 하기도 했다.
3.총평
밀레이의 "오필리아"는 비극적이고 서정적인 분위기를 동시에 담고 있는 걸작이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물의 죽음이라는 대조적인 요소가 충격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특히 오필리아의 무표정한 얼굴과 그녀를 둘러싼 생명력 넘치는 자연은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밀레이의 정교한 묘사력은 꽃 한 송이, 잎사귀 하나까지도 생생하게 그려내며, 이는 당시 회화에서 보기 드문 사실적인 접근 방식이었다.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희곡을 시각적으로 해석하는 데 탁월하며, 라파엘 전파의 이상을 잘 담아낸 대표작으로 평가받고 있다.